본문 바로가기

임신과 태아 질환

수술만 받으면 끝날까요?(구순구개열 치료)

이번글에서는 구순구개열의 종류와 치료 루틴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너무 전문적인 용어를 사용하기 보다는 이해가 편한 수준으로 말씀드려보겠습니다. 

수술만 받으면 끝날까요?(구순구개열 치료)

1. 수술은 한 번이 아니다.

많은 부모들이 처음 구순구개열을 진단받았을 때, 제일 먼저 듣게 되는 말은 “수술로 교정 가능합니다”입니다. 이 말을 들으면 안도감과 동시에 하나의 질문이 떠오르죠. “언제 수술하면 되나요?” “수술만 하면 끝나는 건가요?”

먼저 아이의 상태에 따라 조금씩 치료과정이 다릅니다.

구순구개열 아이가 가진 증상을 크게 3가지로 나누곤 합니다.

첫째, 구순입니다. 입술의 갈라짐이죠. 갈라진 정도에 다라 완전구순, 불완전구순으로 나눕니다. 그리고 갈라진 부분의 갯수에 따라 편측구순과 양측구순으로 나눕니다.

둘째, 구개입니다. 입천장의 갈라짐인데 이 또한 갈라진 정도에 따라 완전구개, 불완전구개로 나눕니다.

셋째, 치조입니다. 아무래도 입술쪽이 갈라져 있으면 이가 나야할 공간이 없겠죠.

 

흔히 1종이라고 하면 구순만 있는아이, 2종은 구순과 치조, 3종은 구순과 치조, 구개 모두 가진 아이를 이야기합니다.

이 아이들은 각각 치료과정이 달라지는 것이죠. (아 물론 구개만 있는 경우도 꽤 있습니다.)


구순열(입술 갈림)은 보통 생후 3~5개월 사이에, 구개열(입천장 갈림)은 생후 9~15개월 사이에 수술을 받게 되며, 치조는 아이가 학령기 나이쯤 되었을 때 영구치가 나기시작하면 실시합니다. 물론 아이의 건강상태, 체중 등에 따라서 시기가 달라지곤 합니다.
이 외에도 보통의 아이들보다 중이염이 걸리기 쉽고 언어지연이 있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추가적인 이비인후과 시술과 정기적인 언어치료를 받아야 하지요.
즉, 구순구개열은 ‘단기 수술’로 끝나는 질환이 아니라, 아이의 성장 곡선에 따라 수년간 관리해야 하는 과정형 질환에 가깝습니다. 


2. 수술보다 ‘수술 전’이 어렵다.

의외로 많은 부모들이 수술 당일보다 그 전 기간을 더 힘들어합니다.
왜냐하면, 수술 자체는 의료진이 맡아서 진행하지만, 그 전까지의 준비는 전적으로 부모의 몫이기 때문입니다.
아이의 체중이 일정 이상 되어야 하고, 수유량이 안정적으로 유지돼야 하며, 감기나 열 없이 건강한 상태를 유지해야만 수술이 가능하죠.
이 모든 조건을 만족시키기 위해 부모는 하루하루 신경을 곤두세우게 됩니다.
특히 구개열이 있는 아기의 경우, 입천장에 구멍이 나 있어서 젖을 제대로 빨지 못하고, 코로 우유가 새거나 삼키지 못하는 일이 잦아 수유 스트레스를 크게 느낍니다.
그러다 보면 체중 증가가 늦어지고, 수술 일정도 미뤄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기도 합니다.
이 시기를 지나면서 많은 부모가 지치게 됩니다.
이럴 때 꼭 기억해야 할 점은, 치료는 ‘수술만 잘하면 끝’이 아니라는 것, 그리고 당신이 지금 잘 해내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남들과 다른 속도를 걷고 있어도 괜찮습니다. 아이마다 준비되는 시간이 다를 뿐입니다.


3. 병원은 설명하지만, 스케줄은 복잡하다.

의료진은 수술과 치료계획을 분명하게 설명합니다.
하지만 부모 입장에서 그 계획을 현실에 맞게 조율하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다음 외래는 언제?”, “수술 전 검사는 몇 번 더 해야 하지?”, “전신마취인데 입원일정은 어떻게 짜야 하지?”
이 모든 일정들을 부모가 스스로 확인하고, 예약하고, 준비해야 합니다.
게다가 각 병원마다 시스템이 달라, 담당과가 여러 개로 나뉘어 있다면 진료 순서, 병원 이동, 의료진 연결 등에서 혼란이 생기기 쉽습니다.
특히 대학병원처럼 환자 수가 많고 진료 대기가 긴 곳은, 한 번 일정이 밀리면 몇 주를 기다려야 하기도 하죠.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부모는 “내가 뭔가 잘못하고 있나?”라는 불안감에 휩싸입니다.
하지만 꼭 기억해주세요.
이 혼란은 당신만 겪는 일이 아닙니다.
많은 부모들이 치료 스케줄과 현실의 벽 사이에서 고민하고, 시행착오를 겪으며 조금씩 익숙해져 갑니다.
중요한 건 실수 없이 계획을 소화하는 게 아니라, 혼란 속에서도 아이의 중심을 잃지 않는 것입니다.


4. 외모보다 기능

처음 구순열 진단을 받으면 많은 부모가 외모에 대한 걱정을 먼저 떠올립니다.
‘흉터가 남으면 어떡하지?’, ‘입 모양이 어색해 보이면 놀림받지 않을까?’
물론 외형적인 부분도 중요하지만, 구순구개열 치료의 본질은 '기능 회복’에 있습니다.
아이가 정확히 말하고, 잘 먹고, 숨 쉬고, 음식을 씹고 삼키는 것.
이 모든 기능은 입과 입천장, 코의 구조가 조화롭게 작동해야 가능해요.
따라서 구순·구개열 치료는 성형수술이 아닌, 재건(기능 복원)을 위한 외과적 치료라는 점을 꼭 기억해야 합니다.
아이의 언어 발달과 식습관, 호흡 방식은 얼굴 구조와 깊이 연결돼 있기 때문에, 수술 이후에도 언어치료, 발음교정, 구강관리 등 지속적인 관리가 중요합니다.
또한, 또래보다 말이 늦거나 발음이 어눌하더라도, 그건 아이의 탓이 아니라 구조적으로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한 과정일 뿐입니다.
부모가 이 점을 충분히 이해하고 기다려준다면, 아이는 스스로 자기만의 속도로 성장해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걱정마세요. 대한민국은 성형 강국입니다ㅎㅎ 요즘은 성형외과 교수님들도 협진을 하여서 아이의 코 모양, 입술 모양 등을 잘 잡아주십니다. 진피 이식 수술과 흉터 제거수술도 나날이 발전하고 있으니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5. 마무리 요약

나름 편하게 설명드린다고 해봤는데 오히려 걱정만 더 드린건 아닌지 걱정되네요.

하지만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는건 구순구개의 여부를 떠나서 나의 아기는 정말 눈부시게 이쁩니다.

그리고 구순구개 수술 후 본격적인 육아에 들어가면 우리 아이야 구순구개열이 있었다는 사실을 잊기도 한다고 해요.

지금 당장은 절망적이고 속상하겠지만 내 생각보다 나와 내 아이는 강해요.

다음 글에서는 구순구개 아이를 케어하는데 도움이 되는 물품과 팁에 대해서 다뤄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