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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과 태아 질환

구순구개열 아이의 언어발달

이번 글에서는 구순구개열 아이들의 언어발달에 대해 이야기를 해볼까합니다.

우리가 말을 할 때에는 입술로 내는 소리, 입천장을 통해 내는 소리가 있기때문에

구순구개열 아이들의 언어는 대체적으로 조금 느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조금 느리다 뿐이지 언어발달에 있어서 조금의 발판만 만들어준다면 정상적인 언어발달을 보여요^^

구순구개열 아이의 언어발달

🟩 1. 말보다 먼저 익히는 건 ‘입의 감각’

 구순구개열 아이들은 생후 1~2년 사이, 또래보다 말이 늦거나 발음이 어눌한 경우가 흔합니다.
많은 부모들은 이 시기를 맞아 큰 고민에 빠지죠.
“혹시 언어장애가 있는 건 아닐까?” “나중에 말이 제대로 안 되면 어쩌지?”
하지만 언어란 단순한 지능의 표현이 아니라, 입과 혀, 입천장, 후두, 폐까지 온몸이 연결되어 이루는 운동기술입니다.
구개열을 겪은 아기들은 그 출발선에서, 이미 입과 코 사이에 감각의 혼란을 경험합니다.
수유나 발성 시 공기가 빠져나가고, 입천장을 닫는 힘이 부족해 소리를 정확히 만들어내기 어렵기 때문이죠.
이건 지능과는 무관합니다.
글의 처음에서 언급했듯이 단지 입 안의 구조가 정리되고, 혀와 입술이 협응하는 시간이 더 오래 걸릴 뿐이에요.
부모가 이 점을 먼저 이해하면, 불안보다는 기다림과 지지가 언어 발달의 든든한 밑바탕이 될 수 있습니다.


🟩 2. 첫 단어보다 중요한 건 반응과 눈맞춤

많은 사람들이 아이가 “엄마”라고 처음 말하는 순간을 기다립니다.
하지만 구순구개열 아기의 언어발달은 종종 이 ‘첫 단어’보다 그 이전의 교감 단계에 더 많은 의미가 있습니다.
예컨대, 이름을 불렀을 때 고개를 돌리는지, 손을 내밀면 따라오는지, 눈을 마주치고 웃는지 같은 비언어적 반응은 말보다 훨씬 먼저 시작되고, 더 깊은 신호가 될 수 있어요.
이 시기의 부모 역할은 ‘말하게 하는 것’보다, 아이가 표현하고 싶은 걸 편안하게 꺼낼 수 있는 환경을 주는 일입니다.
말이 잘 안 나온다고 해서 TV 동요나 플래시카드를 과하게 노출하거나, 훈련하듯 반복시키는 것은 오히려 언어에 대한 스트레스를 높이고 위축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말은 강요로 나오는 것이 아니라, 편안함 속에서 자연스레 스며 나오는 감정의 흐름입니다.
‘무엇을 말하느냐’보다, ‘누구에게 말하고 싶으냐’가 언어의 시작점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주세요.


🟩 3. 언어치료? 시기보다 중요한 건 ‘대상자 맞춤형’ 접근

구순구개열 아동은 수술 이후 병원에서 언어치료 필요 여부를 안내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치료 자체보다 중요한 건, 언제부터, 어떤 방식으로, 어떤 내용을 중심으로 할 것인가입니다.
예를 들어, 발음만 부정확한 경우에는 조음훈련 중심의 단기 치료로 충분할 수 있고,
구강 근육 발달이 느릴 경우에는 음운인지 + 호흡 훈련을 함께 해야 효과적입니다.
또한 심리적 위축이나 불안, 사회성 결핍이 병행될 경우, 언어치료가 아니라 놀이치료와 감정 안정이 먼저 필요할 수도 있어요.
즉, 모든 아이에게 ‘언어치료 = 정답’은 아닙니다.
그보다 중요한 건, 아이의 현재 상태와 부모의 기대 수준이 너무 멀어지지 않도록 조율하는 것입니다.
언어 발달은 시간이 아니라 ‘관계의 깊이’ 속에서 꽃피는 것이고,
치료가 아닌 일상 속 대화가 가장 강력한 언어교육이라는 사실은 결코 잊지 마세요.


🟩 4. 말보다 위로가 먼저입니다

구순구개열 아이를 키우는 부모는 세상 누구보다 아이의 눈빛, 손짓, 울음의 의미를 빨리 알아챕니다.
말이 늦다고 느껴질지라도, 말 없이도 교감하는 능력은 이미 최고 수준일 수 있어요.
하지만 주변의 말들—“왜 아직 말을 못 해?”, “수술했으면 정상 아니야?” 같은 질문은 때때로 부모의 마음을 다치게 하죠.
그럴수록 더 조급해지고, 아이에게 무심코 “이거 뭐라고 해야 해?”라고 몰아붙이는 자신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이럴 땐 아이보다 부모 자신에게 먼저 따뜻한 말을 건네야 합니다.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어”, “아이의 속도를 믿어줘야지”, “지금 이 순간도 하나의 성장 과정이야.”
이런 내면의 안정감이 쌓일 때, 아이는 말로 표현되지 않아도 사랑받고 있음을 느끼고,
그 감정이 언젠가 언어로 흘러나오는 날이 옵니다.
구순구개열은 구조적인 출발선일 뿐, 그 아이가 말을 잘하느냐 못하느냐를 결정짓는 조건이 아닙니다.
당신이 매일 나누는 그 따뜻한 눈맞춤과 말 없는 위로가, 아이의 언어보다 더 먼저 마음을 성장시키고 있어요.


🔚 마무리

언어치료에도 정답이란 것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당부드리고 싶은 말은 "너무 잘 듣고 반응해주지마세요." 입니다.

예를 들면 아이가 물을 먹고싶어서 "ㅁ..으..."라고 얘기를 한다고 해서 "어이구 물 먹고싶구나~"하면서 가져다 주지마시란 거에요.

"물" 이라고 정확한 단어를 발음 하였을 때 물을 주시거나, "물"이라고 발음할 수 있는 충분한 기회를 주시고 난 후에 주세요.

정확히 "물"이라는 발음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가져다 주시는 것도 좋습니다. 이해하셨죠!?

천천히 하지만 바르게 우리 아이들의 언어발달을 도와주셔야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