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임신과 태아 질환

아기 눈동자가 회색빛? 선천성 백내장(2편)

1.  조기 개입의 중요성

선천성 백내장은 ‘어차피 나을 수 없는 병’이 아니라는 점이 가장 먼저 기억되어야 합니다. 아기의 시력은 태어나서부터 생후 3세까지 가소적인 시기(脆弱한 시기)에 있기 때문에, 이 시기의 빠른 개입이 평생 시력을 좌우합니다. 특히 생후 1~2개월 내 수술이 권장되며, 이 시기를 넘기면 약시나 사시가 고착화될 수 있습니다. 의료 기술 발전에 따라 소아용 백내장 수술 장비마이크로 인공 수정체 삽입 기법도 발전했기 때문에, 경험 많은 소아안과 수술팀과의 협진이 중요합니다.


 

아기 눈동자가 회색빛? 선천성 백내장(2편)

2. 백내장 수술  준비부터 회복까지 자세히 알기

수술은 일반적으로 전신 마취하에 진행되며, 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수술 전 검사
    입원 전에 아이의 전신 건강 상태, 심장·호흡 상태를 확인하고, 안과에서는 눈 상태 검사 및 초음파 검사를 시행합니다. 추가로 부모는 수술과 회복 과정에 대해 충분히 안내받습니다.
  2. 수정체 제거 및 인공 수정체 삽입
    혼탁해진 수정체를 제거한 후, 필요시 **소아용 인공 수정체(IOL)**를 삽입합니다. 경우에 따라 인공 수정체 대신 안경 또는 콘택트렌즈 보조만 시행하기도 합니다.
  3. 수술 후 회복실 이동 및 관찰
    회복실에서 수술 후 몇 시간 동안 안정 상태를 관찰한 후, 하루 정도 입원 관찰이 이루어집니다. 수술 다음 날부터 눈에 약물(항생제·항염제) 안약을 넣으며 경과를 지켜봅니다.
  4. 퇴원 및 관리 계획 수립
    퇴원 시 의사는 안약 투여 일정, 다음 내원 일자, 가림 치료 필요성 등을 설명합니다. 이때 부모는 질문을 정리해가면 이후 적절한 조치가 한결 수월해집니다.

3. 수술 후 시각 훈련

수술이 끝나도 ‘끝’이 아닙니다. 아이는 시각적으로 세상을 다시 배워야 합니다.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시각 자극 훈련입니다.

  • 가림 치료(패치 요법): 수술한 눈이 아닌 반대쪽 눈을 일정 시간 가려, 수술한 눈이 더 많이 사용되도록 유도합니다. 시력 차이가 있는 경우 특히 효과적입니다.
  • 시각 자극용 놀이: 고대비 블랙·화이트 그림카드, 다양한 색의 블록, 아이 움직임에 반응하는 음악 장난감 등을 활용해 빛과 색, 형태 등에 대한 눈 자극을 자연스럽게 제공합니다.
  • 일상 속 눈 사용 유도: 아기 안고 책 읽어주기, 창밖 풍경 보여주기, 간단한 놀이를 통한 시선 교환을 모두 시각 자극 요소가 됩니다.

이 훈련은 수개월에서 수년간 지속되므로 부모가 지치지 않고 놀이처럼 자연스럽게 이어 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4. 정기적인 추적 관찰

선천성 백내장 수술 후에도 아이는 꾸준한 추적 관찰이 필요합니다. 대표적으로 다음과 같은 검사가 있습니다:

  • 시력 검사: 언어적 소통이 가능한 시기까지 주기적으로 시행
  • 굴절 검사(안경 처방 여부 확인): 시력 교정을 위해 중요한 검사
  • 안압 검사: 녹내장 발생 가능성을 모니터링
  • 세극등 검사와 망막 관찰: 눈구조 이상이나 후발 백내장 발견에 사용

처음엔 1~2개월 간격, 이후 6개월에서 1년 주기로 병원 방문이 권장됩니다. 특히 후유증(녹내장 등) 발생 가능성을 고려할 때 지속적인 관리가 필수입니다.


5. 가족과 사회적 지원시스템

치료 과정은 부모와 가족의 심리적·경제적 부담까지 포함하기 때문에, 의료진, 사회복지, 지자체 지원팀과의 협력이 큰 도움이 됩니다. 특히 한국에서는 다음과 같은 제도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 국민건강보험: 선천성 백내장 수술비 대부분을 보장하며, 일부 진료비 및 처방약은 추가 본인 부담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 희귀질환 의료비 지원: 일부 백내장은 희귀질환에 포함될 수 있어, 신청 시 의료비 지원 대상이 됩니다.
  • 지자체 지원금: 예를 들어, 경기도 신생아 난청·시각장애 조기치료비, 서울시 영유아 건강 돌봄 지원금 등 출생 후 질환이 확인된 경우 신청할 수 있는 지자체 지원제도가 다양하게 있습니다.

아이의 상태에 따라 지원 여부와 절차가 다르므로, 수술 전에 병원 사회복지팀 또는 지자체 담당 부서에 꼭 문의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6. 부모님의 마음을 응원하며

지금 이 글을 읽는 부모님께 진심을 담아 말씀드립니다.

“이 순간, 많이 힘드시죠?
아이의 눈에 회색빛이 보였다면 마음이 무너졌을 것입니다.
그러나 바로 행동을 시작했다면, 이미 희망의 첫 걸음을 뗀 것입니다.”

전문가들과 함께 단계별로 준비하고 대응한다면 이 길은 놀라울 정도로 순조로울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아이는 부모의 사랑과 응원이 가장 큰 안약입니다. 작은 장난감 하나에도 환하게 웃는 아기의 모습을 기억하며, 치료와 재활 과정을 천천히 함께 걸어가세요.
마지막으로, 의료비 지원 제도를 놓치지 마세요. 국민건강보험, 희귀질환 지원, 지자체 시각장애 치료비 등은 부모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제도입니다. 병원 사회복지팀, 지자체 보건소, 온라인 지원센터에 꼭 연락해 신청하시길 바랍니다. 당신과 함께할 수 있는 많은 도움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