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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과 태아 질환

신생아가 잘 안 웃어요, 괜찮은 걸까요?(2편)

1. 표정 없는 아기, 정말 문제가 있는 걸까?

신생아가 잘 웃지 않는다고 해서 무조건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많은 부모들이 “또래 아이들은 벌써 방긋방긋 잘 웃는데, 우리 아이는 왜 웃질 않을까?” 하는 불안에 빠지곤 하지만, 아기마다 사회적 미소를 보이기 시작하는 시기는 제각각입니다. 일반적으로 생후 6주에서 8주 사이에 처음 웃음을 짓는다고 알려져 있지만, 어떤 아이는 10주가 지나서야 웃음을 짓기도 하죠. 아이의 성격, 기질, 주변 환경까지 모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단순히 웃음이 늦는 것만으로는 발달 문제를 단정할 수 없습니다. 다만, 생후 3개월이 지나도록 눈을 잘 맞추지 않고, 사람에 대한 반응도 거의 없다면 조금 더 주의 깊게 관찰해볼 필요는 있습니다.

부모 입장에서는 이런 사소한 변화가 크게 느껴지기 마련이죠. 그러나 “웃지 않는다”는 단일 행동만 가지고 자폐나 발달 지연을 의심하기보다는, 아이의 전체적인 상호작용, 울음의 패턴, 몸짓 언어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신생아가 잘 안 웃어요, 괜찮은 걸까요?(2편)

2. 자폐 스펙트럼과 관련된 초기 신호들

신생아기 또는 영아기에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ASD)의 명확한 진단이 어렵습니다. 하지만 일부 아이들은 초기부터 조금씩 독특한 행동 신호를 보일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초기 신호는 다음과 같습니다. 눈을 잘 맞추지 않음, 소리에 반응하지 않음, 표정의 변화가 적음, 사람보다 사물에 더 관심을 보임 등입니다. 이 중 여러 가지 특징이 동시에 나타난다면, 이후 12개월, 18개월 정기검진에서 보다 집중적인 평가를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다만 중요한 점은, 단지 아기가 잘 웃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자폐를 의심해 지나치게 걱정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자폐는 매우 다양한 형태와 범위를 가지며, 웃지 않는 것 하나만으로 진단 기준에 부합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무표정하거나 반응이 적은 기질적 특성인 경우도 많습니다. 예를 들어 조용한 기질을 가진 아기들은 기본적으로 감정 표현이 적을 수 있고, 이는 시간이 지나며 점차 달라지기도 합니다.


3. 아이의 기질과 환경, 웃음의 차이를 만들어요

부모가 아이에게 보여주는 반응과 애착도 아이의 웃음 빈도에 큰 영향을 줍니다. 예를 들어, 부모가 아이를 자주 안고 이야기를 많이 걸어주며 감정적으로 풍부하게 반응할수록 아이는 더 빨리 웃음을 보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반면에 정서적 상호작용이 적은 환경에서는 아이의 표정이 늦게 생길 수도 있습니다. 또 다른 요인으로는 수면 패턴, 위장 문제, 또는 만성적인 통증 등이 있을 수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는 아이가 불편함을 느끼기 때문에 웃는 여유가 줄어드는 것입니다.

또한, 미소는 단순한 반사 반응이 아닌 ‘사람과의 연결’에서 비롯되는 행동이기 때문에, 생후 2~3개월부터 부모의 얼굴을 바라보며 반응하는지, 소리에 따라 고개를 돌리는지 등을 함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실제로 어떤 아기들은 웃기 전에 “응시 반응”부터 먼저 보이기도 하며, 이런 반응은 웃음의 선행 신호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웃음 자체보다는 아이의 전체적인 사회적 반응을 기준으로 삼아야 합니다.


4. 걱정보다는 관찰, 전문적인 상담이 필요할 때는?

정기적인 소아 발달 검진은 아이의 발달 상황을 객관적으로 판단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특히 4개월, 6개월 검진에서는 눈맞춤, 웃음, 옹알이, 움직임 등 다양한 요소를 평가하며, 부모의 질문도 중요하게 다뤄집니다. “우리 아이는 잘 안 웃어요”라는 부모의 고민에 대해 의사는 아이의 행동을 직접 관찰하고, 필요한 경우 추가 상담이나 발달 검사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만약 자폐나 발달 지연이 의심된다면, 너무 일찍 결론을 내리기보다는 아기의 전체 발달 궤적을 관찰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생후 6개월 이상이 되어도 반응이 거의 없고, 옹알이도 드물며, 타인과의 상호작용에 흥미가 없는 경우에는 보다 전문적인 발달 센터에서의 평가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이전에는 대부분의 아이들이 발달 속도에 개인차를 보이며, 정상 범위 안에서 변화가 크기 때문에 무리한 걱정은 오히려 부모의 불안을 키울 수 있습니다.


5. 마무리하며

육아는 끝없는 걱정의 연속입니다. 특히 내 아이가 다른 아이들과 다르다고 느껴질 때, 부모의 마음은 더욱 무거워집니다. 하지만 잊지 마세요. 아기의 모든 행동이 정답지처럼 똑같이 나타나지 않으며, 웃음 역시 각자의 속도로 찾아오는 발달 과정 중 하나입니다.

부모가 따뜻하게 말을 걸고, 자주 눈을 마주치며, 아이의 감정 표현에 세심하게 반응해주는 것만으로도 아이는 점점 더 다양한 감정을 표현하게 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조급해하지 않는 마음입니다. 발달의 어느 한 시점을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전반적인 변화의 흐름을 지켜보며 아이를 이해하고, 필요한 때에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현명한 부모의 모습입니다. 아이는 느리게 웃을 수도 있지만, 그만큼 깊이 있는 관계를 만들어갈 수 있는 가능성을 품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