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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과 태아 질환

신생아 저혈당? 선천성 고인슐린증(1편)

신생아도 당뇨? 선천성 고인슐린증(1편)

🍼 1. 신생아가 자주 처지고 축 처진다? 놓치기 쉬운 저혈당 신호

아기가 모유를 잘 못 먹거나, 수유 후에도 계속 축 늘어져 있으면 많은 부모는 '피곤한가 보다', '배가 덜 고팠나' 하고 넘기기 쉽습니다. 하지만 이런 미세한 무기력함신생아 저혈당의 시작일 수 있습니다. 특히 생후 며칠 사이 수유 간격이 짧고도 불규칙하거나,

자주 깨고 보채는 아기는 체내 당 조절 기능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이때 가장 조심해야 할 질환 중 하나가 바로 '선천성 고인슐린증(Congenital Hyperinsulinism)'입니다. 혈당이 지나치게 낮아지는 이유가 단순한 수유 부족이 아니라, 쉴 새 없이 분비되는 인슐린 때문일 수도 있다는 말이죠.


🧬 2. 선천성 고인슐린증이란? 인슐린이 멈추지 않고 나온다면

우리 몸은 포도당이 들어오면 췌장에서 인슐린을 분비해 혈당을 조절합니다. 그런데 선천성 고인슐린증은 이 인슐린 분비 조절에

유전적 결함이 생긴 상태예요. 혈당이 충분히 떨어졌음에도 췌장이 인슐린 분비를 멈추지 않아서, 몸속의 당이 점점 줄어들게 되는 겁니다.

이 상태가 반복되면 아기 뇌는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받지 못하고, 성장이나 발달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특히 뇌는 포도당을 주요 연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신생아기 때 지속적인 저혈당은 언어, 운동, 인지 발달에 영향을 줄 수 있어요.

그래서 조기 발견과 개입이 아주 중요합니다.


🧪 3. 반복되는 저혈당의 원인을 찾는 과정, 진단은 쉽지 않아요

신생아의 혈당은 수시로 변동이 생깁니다. 그래서 단 한 번의 저혈당만으로는 고인슐린증을 쉽게 진단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혈당이 일정 수치 아래로 반복적으로 떨어지고, 포도당을 주입해도 쉽게 회복되지 않거나 금방 다시 내려간다면,

반드시 이 질환을 의심해야 합니다.

의료진은 혈액 내 인슐린 농도, 케톤체 생성 여부, 지방산 수치 등을 종합 분석해 고인슐린증을 구별해냅니다.

아주 특이한 경우엔 유전자 검사를 통해 확진되기도 해요. 이처럼 진단까지의 과정은 조금 길고 복잡할 수 있지만,

발견 시점이 빠를수록 아이의 뇌를 보호할 수 있는 시간이 확보됩니다.


💉 4. 당을 올려도 또 떨어져요 – 치료가 필요한 이유

단순한 저혈당은 당을 공급하면 쉽게 회복되지만, 선천성 고인슐린증은 다릅니다. 계속해서 인슐린이 분비되고 있기 때문에, 당을 아무리 공급해도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혈당이 떨어집니다.

그래서 이 질환은 일시적인 처치가 아닌, 인슐린 조절 자체를 억제하거나 근본 원인을 치료하는 방식이 필요해요.

초기에는 디아족사이드(Diazoxide) 같은 약물이 쓰이고, 반응이 없거나 국소적인 병변이 있는 경우엔 췌장의 일부를 절제하는 수술까지 고려됩니다. 치료를 미루게 되면 아기의 뇌가 장기간 저혈당에 노출되어 회복이 어려운 손상을 입을 수 있으므로, 적극적인 치료 결정이 중요합니다.


💛 부모님을 위한 따뜻한 위로의 말

처음엔 단순한 무기력함으로 보였던 아기의 모습이, 어느 순간 ‘병’이라는 단어와 연결되었을 때 부모의 마음은 무너지기 마련입니다. “왜 내 아기에게 이런 일이 생긴 걸까?”, “내가 뭔가 놓친 건 아닐까?” 하는 자책이 들 수도 있지요. 하지만 기억해주세요.
당신은 누구보다 빠르게 아기의 변화를 감지했고, 이미 가장 중요한 첫 단추를 잘 끼우신 겁니다.

선천성 고인슐린증은 이름만 들으면 낯설고 무서운 질환처럼 느껴지지만, 빠르게 진단되고 치료되면 아이의 삶은 얼마든지 건강하게 회복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아이가 저혈당 상태에 오래 머무르지 않도록 지켜봐주는 부모님의 관심은, 그 어떤 약물보다도 효과적인 예방책이 될 수 있습니다.

지금처럼 매 순간 아이를 바라보고, 사소한 변화에도 귀 기울이는 당신의 노력이 결국 아이의 뇌와 몸을 지켜줄 거예요. 걱정은 크지만, 그 안엔 더 큰 사랑이 있다는 걸 잊지 마세요.
오늘도 아이의 옆에서, 가장 강한 보호막이 되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길, 혼자 걸어가시는 거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