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기저귀가 계속 말라 있다면, 단순한 문제가 아닐 수 있어요
태어난 아기가 하루 이틀이 지나도록 기저귀가 거의 젖지 않는다면, 부모는 수유량이나 체온 등 단순한 이유를 떠올리기 쉽습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은 결코 가볍게 넘길 문제가 아닙니다. 신생아는 생후 24시간 이내 소변을 보는 것이 정상이며, 그렇지 않다면 신장이나 요로계에 구조적 이상이 있을 가능성을 고려해야 합니다.
이런 경우 의심할 수 있는 대표적인 질환 중 하나가 '요로 폐색증(Urinary Tract Obstruction)'입니다. 말 그대로 소변이 나오는 길 어딘가가 막혀 있는 상태로, 신장이 소변을 만들어도 그것이 원활히 배출되지 않아 내부에 압력이 생기고 손상이 유발될 수 있습니다. 소변은 몸의 노폐물을 밖으로 내보내는 중요한 수단인 만큼, 이 문제는 조기에 발견하고 접근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 2. 아기 몸속의 숨겨진 막힘, 요로 폐색증
요로 폐색증은 신장과 방광, 방광과 요도 사이의 소변 통로가 좁아지거나 막혀 있는 상태입니다. 가장 흔한 원인은 선천적으로 요관이 좁아지는 '요관-신우 이행부 협착(UPJ Obstruction)'이며, 그 외에도 요관이 비정상적으로 방광에 연결된 경우, 또는 요도 끝이 막혀 있는 후부 요도판막증도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이 질환은 외부에서 보기에 명확한 이상이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신생아가 울거나 보채도 특별한 원인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복부가 팽창하거나, 수유 후 구토, 체중 증가가 더딘 현상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아기의 몸은 작고 예민하기 때문에, 작은 이상도 신속한 검사와 판단이 필요합니다.
🧪 3. 진단을 위한 여러 단계, 단순 초음파만으로는 부족해요
요로 폐색증의 진단은 대부분 산전 초음파나 생후 초기 복부 초음파에서 신장에 물이 고여 있는 수신증(hydronephrosis) 형태로 처음 발견됩니다. 하지만 수신증이 있다고 해서 모두 수술이 필요한 건 아닙니다. 그래서 추적 검사가 필수입니다.
보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선 '핵의학 스캔 검사(MAG-3 또는 DTPA)'를 통해 소변이 신장에서 얼마나 잘 배출되는지를 수치로 확인해야 합니다. 방광에 이상이 의심되면 '배뇨시 요로조영술(VCUG)'도 함께 시행합니다. 이 모든 검사를 통해 신장의 기능, 소변 흐름의 지연 여부, 역류 여부를 종합적으로 파악한 뒤에야 치료 방향이 결정됩니다.
🛠️ 4. 자연 회복을 기다릴 수 있을까, 아니면 수술이 필요할까?
다행히도 경미한 폐색은 시간이 지나며 자연적으로 호전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특히 일측성 수신증이면서 신장 기능이 양호할 경우에는 경과 관찰만으로도 충분한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신장 기능이 급격히 떨어지고 소변 흐름이 심각하게 지연된다면, 수술이 필요합니다.
이때 시행되는 수술은 막힌 부위를 절제하고 정상적인 연결을 복원하는 방식(예: 신우성형술)이며, 대부분 복강경 또는 최소 절개 수술로 진행됩니다.
조기에 시행하면 아이는 건강하게 회복할 수 있으며, 장기적인 신장 기능도 정상에 가까운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습니다.
💛 부모님께 드리는 따뜻한 위로와 응원의 한마디
소중한 아기가 기저귀를 적시지 않는 모습을 바라보며 느낀 걱정과 불안, 얼마나 큰 마음의 무게였을지 상상할 수 있습니다. ‘다른 아이들과 다르다’는 느낌은 부모에게 때때로 죄책감처럼 다가오기도 하죠. 하지만 기억해주세요. 요로 폐색증은 발견만 빠르면 치료도 충분히 가능하고, 많은 아이들이 수술 후 아무 문제 없이 건강하게 자라고 있습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 당신은 이미 아기를 위해 중요한 첫 걸음을 내딛은 것입니다. 검사를 받고 치료 계획을 세워나가는 과정에서 수많은 전문 의료진이 함께하고 있고, 무엇보다 당신의 사랑과 관심은 그 어떤 약보다도 강력한 힘이 되어줄 거예요.
아기의 건강한 웃음을 다시 볼 수 있다는 희망, 그 가능성은 아주 큽니다. 지금의 불안은 곧 안도가 될 거예요. 그날이 오기까지,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 제가 함께 걱정하고, 함께 응원하겠습니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https://ddoong-info.tistory.com/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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