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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과 태아 질환

우리 아이가 소아 당뇨라면?(2편)

우리 아이가 소아 당뇨라면?(2편)

🕒 1. 매일 반복되는 혈당 체크, 숫자에 지치지 않도록

소아 당뇨 진단 후 가장 먼저 부딪히는 현실은 바로 매일 수차례 이뤄지는 혈당 측정입니다. 식사 전후, 취침 전, 운동 전후 등 다양한 시점에서 혈당을 측정해야 하다 보니, 숫자에 매몰되기 쉬워요.

특히 숫자가 예상과 다르게 나올 때마다 부모는 죄책감이나 불안을 느끼기 쉬운데, 그런 감정은 아이에게도 고스란히 전달됩니다.

이럴 땐 숫자를 결과로만 보지 말고, 흐름으로 읽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일시적인 수치보다 전체적인 패턴을 보며, 생활 속에서 어떤 점이 영향을 미쳤는지를 찾아내는 게 핵심이죠.

요즘은 연속혈당측정기(CGMS)를 통해 실시간 혈당 변화를 확인할 수 있는 장비도 있으니, 기술의 도움을 받는 것도 방법입니다.
아이에게 “괜찮아, 몸이 신호를 주는 거야”라고 말해주는 것만으로도 그 하루는 훨씬 부드럽게 흘러갈 수 있어요.


🍽️ 2. 음식이 두려워지지 않게, 먹는 즐거움을 지켜주는 방법

소아 당뇨 아이에게 있어 ‘식사’는 단순히 배를 채우는 일이 아닙니다. 식사량과 탄수화물의 종류, 식사 시간의 규칙성까지 철저히

고려해야 하죠. 처음엔 아이보다 부모가 더 위축되기 쉬워요. “이걸 먹여도 괜찮을까?”, “간식은 절대 안 되는 걸까?”라는 걱정에 아이의 식탁이 점점 위축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당뇨가 있다고 해서 절제만이 전부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오히려 다양한 음식을 균형 있게 먹되, 아이와 함께 선택하고 조절하는 방식이 장기적으로는 훨씬 건강한 식습관을 만들어줍니다. 때때로 간식을 먹을 수 있도록 계획하고, 생일파티나 외식 자리에서도 아이 스스로 조절할 수 있도록 알려주는 것, 그것이 결국 아이의 자립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당뇨는 식욕을 억제하는 것이 아니라, 음식을 존중하는 법을 배우는 과정이기도 해요.


🏃 3. 운동과 성장, 당뇨 아이라고 멈출 필요는 없어요

많은 부모가 “우리 아이는 당뇨가 있으니까 운동하면 위험하지 않을까?”라고 걱정합니다. 물론 저혈당에 대한 대비 없이 과격한 운동은 위험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이의 활동성을 제한할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적절한 운동은 혈당 조절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심리적 안정감을 줍니다.

운동 전후 혈당을 체크하고, 간단한 당 보충 식품을 준비해두면 대부분의 운동은 무리 없이 할 수 있어요.

체육 수업, 동네 놀이터, 자전거 타기, 심지어 캠핑까지도 가능한 활동들입니다.

중요한 건, 아이에게 “너는 당뇨가 있어서 못 해”가 아니라, “당신은 무엇이든 할 수 있고, 다만 방법을 함께 고민하자”라는 메시지를 주는 거예요. 이건 단순한 건강 관리를 넘어서, 아이의 자존감을 지켜주는 말이기도 하죠.


🔄 4. ‘조절’이라는 단어가 인생이 되는 순간

소아 당뇨는 완치라는 단어보다는 ‘조절’이라는 단어와 평생 함께 가야 하는 질환입니다. 처음에는 이 단어가 무겁게 들릴 수 있어요. 아이가 자라면서 사춘기, 스트레스, 식습관 변화 등 다양한 변수가 생기고, 그때마다 혈당은 다시 요동칩니다.

하지만 그게 당연한 일임을 부모가 먼저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해요.

당뇨와 함께 살아간다는 건, 매일을 특별히 다르게 살아야 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오히려 일상을 더 주의 깊게 바라보고, 소중하게 다듬는 연습을 해나가는 과정이에요.

아이도 그렇게 자라며 자신을 더 잘 이해하고, 스스로를 돌보는 법을 배우게 됩니다. 처음엔 낯설지만, 어느 순간 이 조절은 일상의 일부가 되어, 삶의 한 부분으로 스며들게 될 거예요.


💛 부모님께 드리는 두 번째 응원의 말

아이의 혈당기를 볼 때마다, 그 숫자에 따라 하루 기분이 왔다 갔다 하셨죠. 음식을 앞에 두고 ‘이걸 먹어도 될까?’ 망설이던 아이의 눈빛을 떠올리면 가슴이 먹먹하셨을 거예요.
하지만 그 모든 망설임과 고민 속에는 단 하나, 아이를 지키고 싶은 마음만이 자리하고 있었다는 걸 잘 알고 있어요.

아이의 하루는 지금도 수많은 배움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그중 가장 멋진 건, 자신의 몸을 이해하고 조절해가는 능력이에요. 당신은 그걸 가능하게 만들어주는 최고의 조력자예요. 당뇨가 있다고 해서 아이의 삶이 어두워지는 게 아닙니다. 오히려 더 깊이, 더 성숙하게 세상을 바라보게 되는 성장의 계기가 되기도 하죠.

이 길은 때로는 힘들고, 자주 지칠 수 있지만 절대 혼자 걷는 길은 아닙니다.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부모들이 있고, 아이를 응원하는 수많은 시선이 곁에 있습니다.
당신이 매일 해내고 있는 그 노력 하나하나가, 아이의 오늘과 내일을 더 빛나게 만들고 있다는 그 사실만큼은 꼭 기억해 주세요.